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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화점의 역사
대구백화점은 대구를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지역 상권의 발전과 함께 시대별로 다양한 변화를 겪어왔다. 1944년에 대구상회로 시작된 이 백화점은 한국전쟁 이후 대구 경제와 함께 성장하며 지역 경제에 큰 역할을 해왔다. 그 역사를 시대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대구백화점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왔는지를 살펴 보기로 하자.
1. 대구상회의 설립과 대구백화점의 출발 (1944~1968)
대구백화점의 기원은 19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주 구본흥은 대구 중구 동성로에 대구상회를 설립하며 유통업을 시작했다. 이 시기는 일제강점기 말기로, 한국 전통 시장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소규모 점포가 상업의 중심이었던 시기였다. 대구상회는 한국전쟁 전후의 혼란 속에서도 생존하며 지역 상권을 유지해나갔다.
1955년, 한국전쟁 후 사회가 안정되면서 구본흥은 대구가구공예사를 설립하여 가구와 공예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1962년, 상호를 대구백화점으로 변경하고 본격적인 백화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시기 대구백화점은 대구 시민들에게 현대식 쇼핑 문화를 선보이며 점차 인기를 끌었다. 1969년, 동성로에 지하 1층, 지상 11층 규모의 대구백화점 본점이 개장하면서 대구 상권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2. 동성로 백화점의 전성기 (1969~1980)
1969년, 대구백화점은 대구 상권의 중심지인 동성로에 본점을 개장하였다. 당시 대구에는 10층 이상의 고층 건물이 드물었고, 대구백화점은 지하 1층과 지상 11층의 규모로 지역 최초의 고층 상업시설이었다. 이 백화점의 등장으로 동성로 일대는 상업지구로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했다. 대구백화점 주변으로 의류점, 식당, 각종 상점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동성로는 대구의 중심 상권으로 자리잡았다.
1970년대에는 에스컬레이터 설치와 같은 혁신적인 설비가 도입되면서 고객들에게 현대적인 쇼핑 환경을 제공했다. 또한 1973년 신세계백화점 대구지점이 개장하면서 지역 내 경쟁이 시작되었지만, 대구백화점은 빠르게 적응하여 상권을 유지했다. 1980년대에는 대구의 경제 성장과 함께 백화점이 더욱 대형화되었고, 이 시기 리모델링과 신관 건축 등을 통해 매장 규모를 확장했다.
3. 대백프라자의 등장과 경쟁의 심화 (1980~1997)
1980년대 중반, 대구백화점은 신관을 개장하며 백화점의 규모를 확장했다. 이 신관은 지하 3층, 지상 10층으로 이루어져 당시로서는 대구 최대의 백화점 중 하나로 손꼽혔다. 이후 1988년, 대구백화점은 한국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며 전국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하지만 지역 내 백화점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구백화점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게 되었다.
1993년, 대구백화점은 대봉동에 대백프라자를 개장하였다. 대백프라자는 대지 9,233㎡, 연건평 8만3천㎡의 대규모 백화점으로, 개점 당시 한강 이남 최대 규모로 화제를 모았다. 개점 후 첫 해에 10만 명이 넘는 고객이 몰리며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3년 만에 매출 3천억 원을 돌파하며 대구백화점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대백프라자는 차량 접근성이 좋고, 2015년 도시철도 3호선과 연결되면서 대중교통을 통한 접근성도 뛰어나 더욱 많은 고객을 끌어모았다.
4. IMF 외환위기와 경영 위기 (1997~2005)
1997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IMF 외환위기는 대구백화점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이 시기 대구백화점은 재정난에 시달리며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1995년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로 인한 피해도 대구백화점의 재정에 큰 부담이 되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대구백화점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며, 2000년 전국에서 두 번째로 워크아웃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이 시기부터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구 지역에 진출하면서 대구백화점은 점차 경쟁력을 잃어갔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잇따라 대구에 매장을 열었고, 이로 인해 대구백화점의 매출은 점점 감소했다. 또한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의 등장으로 인해 백화점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5. 현대적 리뉴얼과 아울렛 도입 (2006~2021)
2000년대 중반, 대구백화점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전략을 도입하였다. 2009년에는 직영마트인 디마켓을 오픈하며 지역 내 유통망을 확장했다. 또한 2017년, 대구백화점은 대백아울렛 동대구점을 개장하며 고객층을 확대하고자 하였다. 이 시기 대구백화점은 지역 유통 시장에서 자리를 지키기 위해 리뉴얼과 현대적인 경영 전략을 도입했으나, 대형 백화점들과의 경쟁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었다.
6. 본점의 휴업과 향후 과제 (2021~현재)
2021년, 대구백화점은 동성로 본점을 무기한 휴업하기로 결정하였다. 본점의 휴업 이유로는 동성로의 유동 인구 감소, 대형 백화점들의 잇따른 대구 진출, 그리고 경영 악화가 꼽혔다. 대구백화점 본점은 52년간의 역사를 뒤로하고 2021년 6월 30일 마지막 영업을 종료하였다. 대구백화점은 여전히 대백프라자를 운영 중이지만, 과거와 같은 위상을 회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백화점은 향후 지역 백화점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온라인 쇼핑의 성장과 새로운 유통 트렌드에 맞춘 전략을 마련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지역 유통 역사의 상징적인 존재였으며, 한때는 대구 상권의 중심지로서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경제적 변화와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