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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지내다 보면 밥 먹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오직 나만을 위해 한끼를 챙긴다는 것은 어지간한 부지런함이 아니면 힘들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당에서 한 끼를 때우거나 회사에서 먹으려고 한다. 안 먹고 살 수 없으니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 하지만 유난히 자신을 아끼는 사람들은 혼자서도 요리를 해서 정성껏 밥상을 차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나도 아마도 둘 사이의 중간쯤은 되는 것 같다.
가끔 식당을 가기는 하지만 식당밥을 좋아하지 않아 잘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직장에 다니는 것도 아닌 혼자 먹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밥은 많으면 하루 두 끼, 대부분은 한 끼로 족하다. 그럼 나머지는 어떻게 할까? 고무가 삶은 것이나, 간단한 간식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봄동과 대패삼겹살을 구원 먹었다. 11월에 봄동이라 맛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땡초와 마늘, 양파도 썰어 쌈장으로 함께 먹었다. 봄동은 겨울에 먹을 수 있는 채소라 상당히 좋다. 일반 채소는 하우스에서 재배가 되지만 봄동은 하우스뿐 아니라 밖에서 잘 자라는 채소이다. 하우스 안에서도 온실처럼 하지 않기 때문에 차가운 바람을 잘 견딘 덕분에 맛이 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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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냉장고에는 항상 대패삼겹살이 들어 있다. 별로 좋지 않은 대패삼겹살을 왜 먹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생각처럼 질이 나쁘지 않다. 특히 혼자 살아가는 이에게 일반 고기는 1인분으로 굽고 남으면 곤란하다. 지난 번에도 고작 만 원어치를 구입해 먹었지만 절반 정도가 남아 냉장고에 넣어 둔게 일주일을 넘기는 바람에 버리는 일도 있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일 먹겠지만 나처럼 어쩌다 한 번 고기가 먹고 싶을 때 먹는 사람은 적은 양도 곤란할 때가 많다. 그래서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쿠팡에서 냉동 대패삼겹살을 주문해 냉동실에 넣어 운다. 먹고 싶을 때만 조그만 꺼내 그냥 굽던지, 김치랑 볶든지 해서 같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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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동과 대패삼겹살이 잘 어울린다. 거기에 파저리 마늘까지 들어가면 금상첨화다. 또 한 끼 먹었다. 뿌듯하다. 혼자 우울증에 걸려 있다보니 마트나 시장에도 잘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쿠팡이 참 좋다. 어떤 건 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싱싱하다. 물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 만나지 않고 혼자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좋을 뿐이다.
대패삼겹살은 종종 삶아서 기름을 완전히 빼낸 후 새우젓과 김치에 싸서 먹기도 한다. 기름을 빼면 맛이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단백하면서도 기름기가 없어 나는 오히려 좋다. 기름이 전혀 없는 것이 텁텁하지만 삶으면 달라진다. 그렇게 나 혼자 만의 밥 먹는 방법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