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꽃이 피는 이유와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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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어떻게 꽃을 피울까?

식물은 도대체 어떻게 자신에게 맞는 계절에 꽃을 피울까요? 봄에 꽃이 피면 봄꽃, 여름에 피면 여름꽃, 가을에 피면 가을꽃, 겨울에 피면 겨울꽃이죠. 봄의 대표적인 꽃은 개나리와 벚꽃이 있습니다. 여름에는 극한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배롱나무가 있습니다. 가을은 역시 국화가 아닐까요? 겨울에도 꽃이 필까요? 동백? 맞습니다. 동백도 겨울이 피지만 대부분의 동백은 2~3월에 피는 경우가 많습니다.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포인세피아는 대표적인 겨울 꽃입니다.

이렇듯 식물들은 저마다 꽃을 피우는 시기가 정해져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원리로 식물은 자신의 계절에 맞게 꽃을 피울까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작용합니다. 하나는 온도 감지와 빛 감지 센스가 식물에게는 있습니다. 세 번째는 해충의 영향 때문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 이유는 모든 나무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기에 저는 2+1으로 해석하려고 합니다.

온도 감지 센서

식물에는 온도를 감지하는 센서가 달려 있습니다. 정말 의하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입니다. 식물학자는 개화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고 70년이 넘는 시간도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말이 70년인지 수천 년이라고 해야 옳을 것 같네요.

보리와 밀과 같은 곡물은 겨울을 지나지 않으면 꽃을 피우지 않습니다. 따뜻한 곳에 있으면 잘 자라서 많을 열매를 맺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꽃을 피우지 않으니 당연히 보리와 밀은 열매를 맺지 못하므로 그냥 풀에 불과하게 됩니다. 반드시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따스한 봄이 되었을 때 꽃을 피우고, 자신의 운명을 마칩니다. 반대로 여름종 밀의 경우는 따스한 온도일때 꽃을 피웁니다. 이처럼 식물은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꽃을 피우는 시기를 정합니다.

밀을 통해 개화를 연구하던 구소련의 식물학자 트로핌 리센코는 유전자 안에 기온을 감지하는 센스가 있다고 생각하고 연구를 하여 실제 성과를 얻어 냅니다. 각 식물에는 자신에게 맞는 기온을 알아내는 유전자가 있고, 적정 온도가 되면 식물이 자체적으로 호르몬을 통해 세포를 분열하거나 퇴화시켜 꽃을 피우거나 낙엽이 지도록 한다는 것입니다.1

1920년대 러시아 과학자들은 저온에 의한 개화 유도 연구를 ‘춘화처리(vernalization)’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춘화처리의 유전자 기작 연구는 리처드 아마시노와 성시범이 20024년에 밝혀낸다.2 춘화처리 기작은 각 식물마다 다른 유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하여튼 식물 안에 온도를 감지하는 센서가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빛 감지 센서

두 번째는 빛입니다. 어떤 식물은 온도를 느끼고 꽃을 피우지만 어떤 식물은 빛을 감지하고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하절기는 빛이 길고, 동절기는 빛이 짧기 때문에 빛을 감지하여 시간의 흐름과 변화를 읽는다고 합니다. 빛의 길고 짧음을 광주기라고 말합니다.

광주기가 개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낸 사람은 1920년 미국의 농무성 산하 메릴랜드 연구소에 근무하던 가너와 앨러드 박사입니다. 우연히 얻게 된 맘모스 담배나무를 통해 알아 냅니다. 온실에서 키우던 담배나무가 꽃을 피우지 않고 온실 천장까지 자라자 하는 수 없이 밖에 버리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담배 나무가 겨울이 가까워 오는데 꽃을 피우게 됩니다. 그들은 오랜동안 불을 켜 놓은 온실의 환경이 아닐까 생각하여 연구를 하게 되고, 결국 식물이 빛을 감지하는 센서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식물 중에는 계절마다 개화 시기가 다릅니다. 봄과 가을에 피는 꽃이 있고, 여름에 피는 꽃과 겨울에 피는 꽃이 있습니다. 광주기에 의해 꽃을 피우는 식물들은 빛을 보는 시간의 변화에 따라 장일식물, 단일식물, 중일식물로 나누게 됩니다.

딸기와 같은 밤이 약간 길 때 피는 식물이 있고, 아카시아처럼 낮이 좀 더 길 때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식물이건 동물이건 생체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식물 안의 파이토크롬의 작용과 생물학적 시계가 서로 연대하여 식물로 하여금 빛을 감지하고 개화 시기를 결정한다고 합니다.3 아마도 이 부분은 아직도 많은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식물에는 빛을 감지하는 센스가 있으며, 빛을 감지하여 식물 자체적으로 호르몬 작용을 통해 꽃을 피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곤충의 작용

마지막으로 곤충의 작용이 있습니다. 일찍 깨어난 호박벌이 식물에게 상처를 주어 식물로 하여금 꽃을 피우도록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1. 이 부분은 식물의 유전학의 한 부분 후생유전한, 또는 후성유전학에서 다룬다. “후성유전학(後成遺傳學, 영어: epigenetics) 또는 후생유전학(後生遺傳學)은 DNA의 염기서열이 변화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유전자 발현의 조절인 후생유전적 유전자 발현 조절을 연구하는 유전학의 하위 학문이다. 이를 매개하는 분자적 수준의 이해는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CpG 염기서열 가운데 사이토신 염기에 특이적으로 일어나는 DNA 메틸화와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에 의해 조절되는 크로마틴 구조의 변화에 두 가지의 메커니즘(기제)이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학에서, 후성유전학은 세포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유전자를 불규칙적으로(때때로) 바꾸는 외부 또는 환경요인으로부터 초래된 세포 및 생리학적 표현 특성의 다양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출처 위키백과 후성유전학] ↩︎
  2. 이일하 <이일하 교수의 식물학 산책>p.60 ↩︎
  3. 노유선 <개화신호전달 글로벌 연구실>에서 인용
    개화유도 과정이 epigenetic regulation의 특징을 지니고 있음은 오랜 기간의 생리학적 연구들이 암시하고 있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우선 겨울과 같은 장기간의 저온에 의하여 개화가 유도되는 과정인 춘화처리의 경우, 저온에 장기간 노출된 경험을 식물이 기억하고 있다 따뜻한 봄이 오면 꽃을 피우게 된다는 것이 매우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이것은 식물이 저온의 추억을 기억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억은 아마도 유전자 수준에서 epigenetic regulation을 동반할 것으로 유추되었다. 이러한 생리학적 관찰은 분자유전학적 연구를 통하여 춘화처리가 주로 FLC라는 핵심 개화억제 유전자의 발현을 감소시킴으로 개화를 유도하게 되며, 이러한 FLC의 발현억제는 FLC chromatin 내 histone modification을 통하여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기억되어 저온조건이 사라진 봄에 꽃을 피울 수 있게 됨이 밝혀짐으로 비로소 분자수준에서의 이해를 얻게 되었다. 즉, 춘화처리에 관하여 유추되었던 유전자 수준에서의 epigenetic regulation은 histone modification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자유전학적 증거들이 얻어진 것이다. LC는 춘화처리뿐만 아니라 자발적 경로에 의해서도 조절되며, FLC의 발현 억제와 발현 촉진에 필요한 인자들 가운데 chromatin 구조조절에 관여할 것을 암시하는 인자들이 많이 발견됨으로, FLC가 다양한 chromatin modifier들에 의해 활발히 조절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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