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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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을 ‘폭이 좁은 호젓한 길’로 정의한 것을 읽었습니다. 맞는 듯 맞지 않는 듯, 묘한 표현입니다. 저는 오솔길 걷기를 좋아합니다.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 조용한 외딴 길 말입니다. 길은 길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으니 기존의 길과는 다른 모습들을 발견하곤 합니다.

여기저기 이를 모를 풀도 보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꽃도 피어 있습니다. 동일한 길을 걷지만 아침과 저녁이 다르고, 낮과 밤이 다릅니다. 오솔길을 걷기 좋은 시간은 햇빛이 들이 시작하는 8-10시 사이가 가장 좋고, 해 질 녘도 참 좋습니다. 빛이 사그라지기 직전의 대지를 온화하게 감싸는 빛이 참 좋습니다.

오래전부터 식물에 대한 과심이 많아서 야생화, 들풀 관련 책들을 사두었지만 제대로 공부한 적은 없습니다. 사진을 찍다 보면 의외로 나무와 식물 등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계절마다 피는 꽃의 종류와 풀들이 어디서 자라는지 이것저것 궁금해집니다. 그럼 인터넷을 뒤져보고 책을 찾아봅니다. 그렇게 하나둘씩 머릿속에 담아 두지만 금세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다시 찾아보기를 반복하죠.

꾸준히 하지 않기 때문에 기억을 못합니다. 때론 강열한 인상 때문에 기억에 남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반복해서 익힘으로 알게 됩니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세 번 보고 네 번을 보면 그제서야 잡초에서 풀이 되고, 풀이 명아주로 구체화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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